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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2.10 설계론(argument from design)
  2. 2017.02.07 불가지론(agnosticism)

 설계론(argument from design)



신의 존재에 관한 증명 논증 가운데 하나이다. 이 논증의 기본은 우주에는 지적인 질서가 있고 창조의 미가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결국 우주 저기 어딘가에 지적인 설계자와 창조가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증은 ‘증명되지 않은 가정을 근거로 삼는 오류’에 기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즉 우주에는 지적인 질서가 있고 창조의 미가 있다고 가정함으로써 이를 설계한 주체가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논증에는 창조의 미에 대해 특별히 설명해야 하는 부분을 무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형아, 자연 재난 등 지적인 설계자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창조의 미가 부족한 부분들을 간과하고 있다. 만일 이 부분을 실수 내지는 결점이라고 할 수 없다면 신학에서 주장하는 ‘악’과 ‘고통’이라는 부분에 대한 재정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 통털어서 신의 뜻으로 설명하여 반박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런 뜻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실수나 결점으로 보일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자기모순을 지닌 주장에 불과하다. 특정한 어떤 부분이 신의 영역이기에 알 수 없다면 그 영역이 긍정적인 것이라 해도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논증의 여러 종류 중에 유명한 것으로 윌리엄 페일리(1743~1805)의 「자연신학 Natural Theology : 1802」을 보면 이런 논증이 있다.


들판을 가로지르던 내 발에 돌멩이 하나가 걸리고 어떻게 그 돌멘이가 그곳에 있게 되었느냐는 질문은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필시 그 돌멩이가 어쨌든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 대답이 터무니없단 사실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땅바닥에서 시계를 발견했다고 하자. 어떻게 해서 그 시계가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을 테고 그러면 조금 전에 했던 것처럼 어쨌든 그 시계가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이라고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그에 의하면 시계가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부품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조립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 지금 이 복잡하고 정교한 세상을 시계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클레런스 대로우는 시계 만큼이나 정교하고 복잡한 돌멩이도 있다는 것까지 나아갔다. 그렇다면 그 돌멩이도 특정한 주체가 계획적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시계에서 돌멩이까지도 지적인 설계자가 있다고 유추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시계로 알 수 있는 설계의 모든 부분이 결국 자연에도 존재하며 자연의 경우 더 복잡하고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므로 우주 전체를 설계한 지적인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반박을 극복하지 못한다. 어떤 것이 설계가 되면 그것은 일정한 질서가 있다. 그것이 ‘질서’인지를 파악하는 기준은 결국 ‘자연’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자연’에 질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증거로 ‘자연’을 드는 의미없는 논증이 되는 것이다. 즉 1 = 1인 것처럼 논리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데이비드 흄(1711~1776)은 페일리보다 몇 년 앞서서 설계라는 유추를 사용한 바 있다.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Dialogues concerning Natural Religion)」에서 필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간단히 말해서 세계는 시계나 베틀에 비해 동식물과 더 닮아 있다. 따라서 세계의 원인은 동식물의 원인과 유사점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동식물의 원인은 생식 또는 생장이다. 따라서 세계의 원인이 생식 또는 생장과 유사하거나 닮은 어떤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설계론의 또 다른 논증형태는 ‘만일 어떤 일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다’라는 방식을 취하면서 그런 결정적 사건들을 열거한다.


- 만약 태양이 조금 더 멀었거나 가까웠더라면

- 만약 지축이 조금이라도 달랐더라면

- 만약 달이 조금 더 컸거나 위치가 달랐다면

- 만약 중력이 이정도의 힘이 아니었다면


위의 사례들 중 하나라도 달랐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논증이다. 결국 이렇게 균형이 잡히고 질서정연한 조화가 있기 위해서는 그것을 관리하는 지적인 설계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위의 사례들 중 하나라도 달랐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실제로 이 지구에 생명체가 아예 없던 적도 있고 만일 저 태양 에너지가 다 소모된다면 어느 미래에 또 생명체가 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증을 통해 지적인 설계자를 유추하는 것은 비약이다.



 마지막으로 통계적 확률에 따른 논증이 있다. 실제로 이렇게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자연적인’ 확률은 수백억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은 이미 일어났다.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실제로는 100퍼센트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만일 포커게임을 하는데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나올 확률은 64만분의 1이다. 내가 첫 번째 게임에서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 게임에서도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나왔다면 약 4,100억 분의 1의 확률로 나온 것이다. 그 때 내가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확률은 말이 안 되니 분명히 누군가가 조작을 한 것이라고. 결국 이와 마찬가지 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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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독방의무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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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존재여부를 아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믿음. 불가지론자들은 이성으로 초자연적인 지식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용어를 만든 이는 헉슬리(1825-1895)인데 그에 따르면 존재의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흄의 [인간 오성에 관한 탐구]에서 나오는 흄의 결론에 공감하여 이러한 내용을 주장했다.


 이러한 원칙들을 확신하고 도서관을 훑을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파괴를 자행하게 될 것인가? 손에 닿는 대로 아무 책이나 꺼냈는데, 이를테면 그것이 신이나 강단 형이상학에 관한 책이면 이렇게 자문해보자. 거기에 양이나 수에 관한 추상적인 논의가 들어있는가? 없다. 거기에 사실과 전재의 문제에 관한 경험적인 논의가 들어 있는가? 없다. 그렇다면 그것을 불속에 집어 넣어라. 왜냐하면 거기에는 궤변과 망상만 그득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불가지론을 믿는 유신론자는 신을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에 그치고 반대로 부신론자들은 그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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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독방의무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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